터키가 튀르키예로 국호를 변경한 이유

형제의 나라, 터키가 국호를 ‘튀르키예'로 변경했습니다. UN으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우리나라 외교부도 앞으로 터키 대신 ‘튀르키예’를 공식 표기로 사용하기로 했는데요. 터키는 왜 국호을 ‘튀르키예'로 변경했을까요? 그리고 ‘튀르키예'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을까요?

터키가 국호를 바꾼 이유

터키가 국호를 바꾸려고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수 차례에 걸쳐 국호 변경을 시도하였으나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무산됐는데요. 이번에는 작년 연말부터 진행된 ‘헬로 튀르키예' 캠페인이 호응을 얻으며 국호를 변경할 수 있게 됐습니다.

터키가 국호을 변경하고 싶어했던 가장 큰 이유는 터키가 영어로 터키(turkey)인 칠면조를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칠면조는 종종 겁쟁이, 패배자 등을 뜻하는 속어로 사용되는데요. 그래서, 터키인은 예전부터 자국을 칠면조를 연상시키는 터키 대신 ‘튀르키예'로 불러 왔다고 합니다.

'튀르키예'의 의미

‘튀르키예(Turkiye)’는 투르크의 주인이란 뜻을 갖고 있습니다. ‘튀르키예'에서 ‘튀르크(Turk)’는 ‘용감하다’를 의미하는 고대 튀르크어로 과거 중앙아시아를 지배하던 튀르크 민족과 오스만 제국을 일컫는 말로 쓰여 왔습니다. ‘이예(iye)’는 주인을 뜻하는 접미사로 아랍어인 ‘이야(iyya)’에서 파생됐습니다.

참고로 오스만 제국은 11세기 오스만 1세가 이끌던 튀르크 공국이 몽골 제국을 정복하고 세운 나라로 17세기에는 중앙유럽까지 진출했던 세계에서 손 꼽히는 강대국이었습니다.

터키의 정치적 상황

터키가 국호를 바꾼 것은 지지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추진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터키는 무역 적자가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증가하고 물가 상승률이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유사이래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데요. 터키에 일고 있는 민족주의 흐름에 편승해 실정을 무마하고 6월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모으기 위해 국호를 바꿨다는 것입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국호 변경은 선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UN이 터키의 국호 변경을 승인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이름이 국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데는 수 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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